핀테크 활성화를 위해서라면 적과의 동침도 괜찮다?
구글, 아마존, 애플이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손을 잡았다. 이들은 11월3일(현지기준) 새로운 IT 금융 연합체 ‘파이낸셜 이노베이션 나우(Financial Innovation Now, FIN)’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FIN은 구글, 아마존, 애플, 인튜이트, 페이팔 등 핀테크 서비스에 관심 있는 IT 기업들이 ‘기술로 금융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다’라는 믿음 아래 손잡고 만든 조직이다.
브라이언 피터스 FIN 수석은 “금융 서비스에 혁신이 불어닥치고 있다”라며 “워싱턴이 적극적으로 나서 금융 규제를 풀어야 할 때로, FIN에 합류한 기업은 IT업계에서 혁신적인 기업으로 금융가에 새로운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연합체 설립 배경을 밝혔다.
FIN은 실시간 금융거래를 투명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 금융 애플리케이션 규제, 금융 서비스 접근성과 안전성을 개선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정책을 제안하겠다고 나섰다.
피터스 수석은 “정뷰 규제는 모든 새로운 사업가들이 시장에 들어와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라며 “정책 입안자들과 함께 일하면서 더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FIN은 월스트리트 중심의 핀테크 활성화가 아닌 기술 기업 중심으로 핀테크 사업을 활성화하겠다고 뜻을 모았다. 지금 당장 핀테크 서비스 업체와 다투기보다는 기술 중심으로 핀테크 시장을 키우고 그 다음에 시장을 나눠가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 금융권은 IT업계의 금융시장 진출을 반가워하는 눈치는 아니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의 대형 금융기관은 IT업계 핀테크 진출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9월30일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금융 공통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골드막삭스, 도이치뱅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건, 씨티그룹 등 대형 은행 22곳이 참여했다.
블록체인이란 사용자들이 서로의 거래를 네트워크 상에서 확인해 진행하는 방식이다. 송금 시 특정 금융회사에 정보가 저장돼 거래가 이뤄지는 기존 방식과 비교해 거래시 들어가는 추가 비용을 아낄 수 있다. 금융기관만의 연합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으로 IT 업계의 금융시장 진출을 경계하고 나선 셈이다.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 자료에 따르면 핀테크 기업의 투자 규모는 2013년 40억5천만달러에서 2015년 140억달러로 껑충 뛰었다. 이 자료는 핀테크 온라인 대출업체가 앞으로 5~10년 안에 110억달러에 이르는 연각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4년을 기준으로 글로벌 은행이 대출을 통해 얻는 연간 수익의 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금융기관으로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액수인 셈이다.